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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과검정

인천유나이티드의 비상원정대 만나면 안되는 이유

by 엘로이ELOY 2019.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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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법칙과 징크스 안에서 살아간다. 축구로 예를 들면 골대를 맞추는 팀은 불운을 맞이한다, 왼발 키커는 PK시 득점률이 낮다, 경기에서 맹활약한 선수가 승부차기를 실축한다 등등처럼 말이다.

 

  이 법칙과 징크스에 해당되는 선수들 혹은 팀은 아무렇지 않은듯 경기를 펼쳐가지만, 결국은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생각보다 자주 접하기도 한다.

 

  나는 인천유나이티드의 '비상원정대'에도 동일한 법칙과 징크스가 적용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래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총 6번의 '비상원정대'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한다.

 

 

출처 : 페이스북 IUFC_PRESS 페이지_2019.11.30 38R 경남원정

1 | 2015.10.31_FA컵 결승_인천(1) vs 서울(3)_패

출처 : http://news1.kr/articles/?2465887
출처 : http://www.dealbada.com/bbs/board.php?bo_table=forum_soccer&wr_id=93

2015년 인천유나이티드는 FA컵 결승에 올라가게 된다. 결승 상대는 인경더비의 라이벌팀인 서울, 경기전부터 두 팀의 신경전은 굉장했다. 당시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이었던 김도훈은 인천이 2:0, 서울의 감독이었던 최용수 감독은 서울이 2:0으로 이길 거라고 예상했다.

 

 

 

 

 

출처 : https://y2psh.tistory.com/m/562?category=14300

https://youtu.be/SLPGyGMxXj8

아직도 이 영상을 보면 온몸에 소름이 쫙쫙 돋는다

이 날 비상원정대 버스를 타고 상암에 갔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13대?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서울 원정에 버스 십여 대면 굉장히 많은 인원이 버스를 타고 간 것이다.(지하철이나 자차이용 팬들도 많다) 우선 인천유나이티드 팬들은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여기가 서울 홈이 아니라 인천유나이티드의 홈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팬들과 언론은 인천유나이티드의 첫 FA컵 우승, 그리고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FA컵 무실점 우승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았지만 후반전 1:1의 균형을 깨버린 건 서울이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그대로 무너지며 서울에게 우승을 빼앗기고 만다. 개인적으로 'GOTOASIA!' 이 배너를 2020년 꼭 다시 들었으면 좋겠다.

 

 

 

 

 

2 | 2016.10.02_33R 인천(3) vs 울산(2)_승

출처 : https://www.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3761&tgbn=feeds_news

https://youtu.be/VHwiWWhKI-Y

이 경기 하이라이트도 재미있다.(인천유나이티드 원정팬 소리 ㄷㄷㄷ)

이상하게 이 때 사진이나 비상원정대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총 3대의 버스를 이용해 구단 직원과 팬 130여 명이 이동하였다.  이때도 정말 극적이고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재미있는 이유를 살짝 얘기해보자면, 10월 가을 날씨, 울산 골키퍼인 김용대의 자책골, 팽팽한 중원 싸움, 펠레스코어, 시우 타임 등등 정말 완벽했다. 이 경기를 이김으로써 인천은 5경기 무패를 달성하며 강등권 탈출에 긍정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특히 당시 이기형 감독대행은 “서포터즈가 멀리 울산까지 와서 응원해줘서 사력을 다할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정말 감사하다. 서포터즈의 목소리를 듣고 힘을 낼 수 있기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고 인터뷰했다. 파랑검정의 힘이다.

 

 

 

 

 

3 | 2017.11.05_37R 인천(2) vs 전남(2)_무

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567327

3시 경기인데 오전 8시에 출발한다. 전남원정은 진짜 멀다. 버스에서 자고 먹고를 몇 번이나 반복해도 버스는 계속 달리고 있다. 이게 장거리 원정의 묘미라면 묘미이다. 같이 원정을 가는 팬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출처 : 인천유나이티드 홈페이지

비상원정대는 두 곳에서 팬들을 태운다. 1.인천축구전용경기장 2.인천문학경기장 문학경기장에서는 모든 팬들과 구단 직원들이 결의를 다지는 사진을 자주 찍는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있는 인천유나이티드 비상원정대

 

출처 : https://www.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2887&tgbn=feeds_report

이때도 비상원정대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남이라는 팀에 대해서 별로 좋은 기억은 없다. 경기는 거칠고, 시원하게 이긴 적도 없으며, 우선 너무 멀다, 그리고 전남 구단 일처리에 대해서 많은 실망을 했었던 적도 있다. 각설하고 당시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비!겼!다! 부노자, 웨슬리가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도 인천유나이티드는 값진 승점 1점 따냈다. 이 자체로 정말 만족을 했었다.

https://youtu.be/vQGqaABmboI

대환장파티에 이은 이진형 원맨쇼 경기

 

 

 

 

 

4 | 2018.11.10_36R 인천(3) vs 강원(2)_승

출처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7028119&memberNo=22929207

이때도 비상원정대에 참여했다. 비상원정대가 진짜 좋은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왕복 버스비용에 티켓값 포함 성인 기준 7천 원이면 정말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여기에 덤으로 얻어오는 추억까지 정말 혜자다 혜자.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3321&tgbn=feeds_report

이 경기가 그 유명한 '정빈아~' '정빈아~' 그 경기 맞다. 이정빈은 유스때부터 인천 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상당히 높았다. 유스 시절 이정빈의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은 계속되는 부진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졌었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서 이정빈은 스스로 그 벽을 깼다고 믿는다. 후반 막판 역전골을 넣은 이정빈은 제일 먼저 원정팬들이 위치한 곳으로 달려왔고 그 기쁨을 팬들과 같이 나누었다.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3321&tgbn=feeds_report

경기를 이기고 찍는 사진의 맛은 진짜 최고이다. 사실 2018년에 강원에게 당한 충격적인 패배(0:7)는 아직도 생각하기 싫은 경기이다. 대패를 당하고 몇몇 선수들은 자발적으로 머리를 밀고 다시한번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이 경기를 이기면서 0:7 패배를 완전히 갚아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니깐 포기하지 말자. 이날 경기를 승리하면서 인천유나이티드는 2연승을 달리며 10위로 도약했다.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3321&tgbn=feeds_report

정빈아~ 정빈아~ 정빈아~ 어디에 있더라도 부상없이 축구하고 잘 성장해서 인천에서 또 보자

https://youtu.be/eYQJXmVX5wQ

지금 하이라이트 봐도 울컥울컥

 

 

 

 

 

5 | 2019.10.19_34R 인천(1) vs 성남(0)_승

출처 : http://news.zum.com/articles/55542307

올해에는 비상원정대가 두번 모집됐다. 그 중 첫번째 비상원정대 모집경기인 성남원정경기, 이 경기에도 참여했다! 비교적 가까운 원정이었지만 300명이 넘는 비상원정대가 경기장을 찾았다.

출처 : 인천유나이티드 인스타그램

이 날도 마찬가지로 문학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 비상원정대 팬들이 결의를 다지며 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3588&tgbn=feeds_report

경기 내내 성남의 강한 압박과 매서운 공격에 헤어 나오질 못했다. 이태희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대량 실점도 했을법한 경기였다. 인천은 잘 지켜내다가 무고사의 프리킥 한방으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여기 인천 홈 아닌가?)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view.php?idx=3588&tgbn=feeds_report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과 코칭스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원정석에 있는 팬들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어려운 경기를 이겨 울음을 터트리는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유상철 감독의 건강 이상 소식을 알고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시간이 지나서야 확인이 됐다.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을 다시 한번 응원합니다! 할 수 있어! 상! 철!

 

경기가 끝난 후 원정구역에서 카니발 중인 인천팬

https://youtu.be/2ZSYvwo3ikQ

이 경기를 이겨? 그럼 인천유나이티드인데

 

 

 

 

 

6 | 2019.11.30_38R 인천(0) vs 경남(0)_무

1차 비상원정대 공지 후 칼마감

1차 비상원정대 신청은 구단에서 진행하였다. 선착순 200명을 모집하는데 몇분만에 종료되었다고 한다. 비상원정대 화력 장난 아니다!

2차 비상원정대 공지 후 칼마감

2차 비상원정대 추가 신청은 구단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032컴퍼니'에서 지원을 했다. 역시나 120명 칼마감 여기까지 320명 완료!

3차 비상원정대 공지 후 칼마감

3차 비상원정대 추가신청은 인천유나이티드 외국인 선수들이 지원을했다. 나는 이 증차 내용을 보고 참 감동했던게 외국인 선수들도 팬들의 응원이 적지 않은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도 원하고 있다는 말이다. 60명 칼마감 여기까지 380명 완료!

4차 비상원정대 공지 후 칼마감

4차 비상원정대 추가신청은 인천유나이티드 국내선수단에서 지원을 했다고 한다. 역시나 멋있는 사람들이다. 160명도 칼마감 여기까지 공식적인 비상원정대 인원만 540명이다. 버스 대수로는 역대 비상원정대중 최대인 16대 ㄷㄷㄷㄷ 서울이나 수원 성남같이 가까운 원정도 아닌 무려 창원(경남) 원정이었다. 경기당일 창원에는 천명이 넘는 인천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고 한다(창원축구센터에 온 원정인원 중 가장 많은 인원기록)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photo_view.php?idx=9635&year=2019

아쉽게도 나는 이번 비상원정대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첫 결석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졌다. 경남원정 비상원정대는 문학경기장에서 사진을 찍지 않고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앞에서 사진을 찍고 원정길에 오른다.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photo_view.php?idx=9635&year=2019

경기 결과는 만족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인천유나이티드는 잔류 확정이라는 큰 결실을 맺었다. 올 시즌은 정말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홈에서 단 두경기 이기고 강등당하지 않은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단과 팬들이 한 마음으로 함께 뛰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출처 : https://incheonutd.com/fanzone/feeds_photo_view.php?idx=9635&year=2019

2019년 모두가 소망하던 인천유나이티드의 잔류가 확정됐다. 경기가 끝나고 유상철 감독은 팬들에게 "여기가 인천 홈 같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약속 하나를 위해서 힘을 내기 바란다. 여태까지 우리가 했던 것처럼 유상철 감독도 예전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도하겠다.

https://youtu.be/1EO55EdpHIs

이겼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만!족!

 

 

 

 

 

인천유나이티드는 총 6번 비상원정대 모집을 했다. 총 3승2무1패 라는 극강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비상원정대가 잔류를 위한 원정대가 아닌, 더 높은 곳과 우승을 위한 원정대가 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잔류왕, 생존왕 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벗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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