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도 동그란 축구공은 구른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는데 축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축구가 유독 더 그런 것 같다. 생각보다 이변도 많고,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 룰이 매년 바뀌고 보완되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 글을 보고 나면 올해 K리그를 보는 눈이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9 시즌 12월까지 9번의 이사회를 통해서 K리그 규정 등 요강 개정을 한다. 2020년 K리그에 변경된 규정은 총 13개이다. 전부 다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많이 다뤄보도록 하겠다. 과연 어떤 것들이 바뀌었는지 한 번 살펴보자
1 | 동남아시아(ASEAN) 쿼터 새롭게 신설
다들 잘 알다시피 팀에 외국인 선수의 등록은 국적불문 3명의 선수와 AFC 소속 1명을 포함해 최대 4명까지 선수단에 등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ASEAN 쿼터(동남아시아) 1명이 추가되어 최대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 및 출전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동남아시아(ASEAN) 쿼터에 해당하는 나라를 살펴보면 미얀마, 라오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 총 10개국이다. 인천유나이티드도 베트남의 쯔엉, 콩푸엉을 품었던 적이 있지만, 그렇게 폭발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동남아시아의 축구 열기와 성장이 긍정적인 기대를 해볼 만할 수 있을 것 같다.
2 | 상주상무 U-22선수 의무 출전 규정
U-22 의무출전 규정에서 자유로웠던? 상주상무를 만나는 팀 역시 U-22 의무 출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U-22 선수를 제외한 엔트리를 가지고 나와 경기를 많이 했었지만 2020년부터는 U-22 선수 최소 2명(선발, 후보)을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상주상무는 매년 리그 정상급의 선수들을 골라서 전력을 보강하는 것도.... 인천유나이티드 팬의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하다.
3 | 경고 누적에 따른 경기 출장정기 기준
변경되기 전에는 3회 경고 누적이 될 때마다 1경기 출장정지가 되었지만 2020 시즌부터는 처음 5회 경고 누적 시 1경기 출장정지, 그 다음은 3회 경고누적시 1경기 출장정지, 그다음부터는 2회 누적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총 10회의 경고가 누적되면 추가적인 제재가 부과된다고 한다.(아마 출장정지+벌금이겠지? 봉사활동시키진 않을 거 아냐) 비교적 작년보다 경고 트러블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선수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판의 공정하고 일관된 판정일 것이다.
4 | K리그 심판 배정 및 교육 대한축구협회로 단일화
개인적으로 참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프로축구연맹에서 관리했던 K리그 심판 교육과 배정 등이 2020년부터는 대한축구협회로 단일화됐다. K리그는 꼭 심판들의(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판정과 안일한 경기 운영으로 매년 뉴스가 나오곤 했다. 특정 심판의 특정 경기 배정, 매수, 비리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는 권위적인 모습까지 생각보다 많이 보이며 눈살을 찌푸린 적이 많다. 2020년부터는 KFA 심판실에서 K리그를 포함한 아마추어 경기까지 모든 심판 행정을 관리하고, K리그 심판 배정은 경기전 4~5일 전 모두에게 공개된다. 또 심판들의 징계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모두 공개하여 어떤 이유로 징계를 받았는지 축구팬과 관계자는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경기전 심판들이 이용하는 '거점 숙도'도 없어진다. 심판이 왜 권력과 권위를 가져야 하는가? 공정함이 곧 심판의 권력이고 권위이다.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심판이 나오지 않는 점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5 | 아산의 시민구단 전환 및 K리그2 참가
시민구단으로 전환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아산이 2020년부터 K리그2 '충남아산프로축구단'으로 완전한 시민구단으로 리그에 참가한다. 시민구단 전환으로 선수지원 대책도 실시된다. 나머지 21개 구단이 보호선수로 지정한 선수 외에 선수들을 무상으로 임대하거나 이적료 감면등의 형태로 각 팀당 1명, 총 5명 한도로 영입할 수 있고, K리그1 은 20명, K리그2는 16명까지 지정하여 선수를 보호할 수 있다. 또한 K리그2 구단과 계약이 종료된 선수를 아산은 팀당 1명, 총 5명 한도로 보상금 없이 영입할 수 있다.
6 | 실업축구리그(내셔널리그) 사라지고 K3리그로 재편
2019년을 끝으로 실업축구리그인 내셔널리그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KFA가 관할하는 K3리그로 재편되면서 2020년엔 총 16개 팀이 참가한다. 참가팀은 강릉시청, 경주시민축구단, 경주한수원, 김포시민축구단, 김해시청, 대전코레일, 목포시청, 부산교통공사, 양주시민축구단, 전주시민축구단, 창원시청, 천안시청, 청주FC, 춘천시민축구단, 평택시민축구단, 화성FC이다. 특히 K3와 K4리그는 승강시스템을 도입하여 안정적인 디비전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기반을 마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 | K리그 일정의 변화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및 최종예선을 감안해서 K리그 일정이 짜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들(PO참가팀 포함 전북현대, 울산현대, 수원삼성, FC서울)은 리그 개막전에 2~3경기를 미리 치르게 된다. 2020년 정규리그 개막은 2월 말 혹은 3월 초로 예상되지만 2020년에는 2월말에 열릴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그리고 매년 5월5일 열리는 슈퍼매치(서울-수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매치로 인하여 열리지 않게 됐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약 2주간 K리그는 휴식을 맞이할지 K리그 올스타전을 포함한 특별 경기도 아직 미정이다.
8 | 외국인 선수 FA 이적료 폐지
해외에서 K리그로 이적료를 지급하고 영입된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 계약기간 만료 후 K리그 다른 구단으로 입단할 경우 이적료가 발생되는 부분이 폐지 된다. 단 2020년 현재 계약기간이 유효하게 남아있는 외국인 선수는 이전 규정이 적용되고, 2020년부터 신규로 계약을 하거나 현재 소소팀과 연장 계약, 변경을 하는 경우에는 계약 종료 시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9 | 하이브리드 잔디 허용
2020년부터는 인조잔디와 천연잔디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잔디도 사용이 가능하다. 충격흡수성, 수직방향 변경, 공구름, 수직 공 반발, 잔디 길이 등 여러 항목의 기준치를 충족하는 내에서 인조잔디의 함유는 5% 미만이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잔디관리가 잘 되지 않는 K리그팀들에게는 반가운 제도인 것 같다.
10 | 유니폼 색상 규정
제1 유니폼의 색상은 유색(K리그도 1유니폼 색상 흰색으로 해도된다고 해줘), 제 2유니폼의 색상은 흰색으로 정하되 제3 유니폼을 흰색으로 정할 경우에는 제 2유니폼을 제 1유니폼과 명확히 구분되는 유색으로 정할 수 있다. 2019년 인천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예로 들면, 인천유나이티드의 제 1유니폼의 색은 파검이다, 제 2유니폼의 색은 흰색(포인트 색상이 있지만) 2020년에도 이렇게 유니폼 색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지만, 마크론 형님들이 열심히 일을 해주신다면 이런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제 1유니폼 = 파검, 제 3유니폼 = 흰색 그러면 제2 유니폼은 파검과 완전히 구분되는 노랑 혹은 하늘색으로도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11 | K리그 선수의 최저 기본급 인상
기존 2,000만 원에서 2,400만 원으로 인상되고 자유선발 신인 선수의 유형 중 기본급 2,000만 원으로 정해져 있던 자유선발 'B등급'은 폐지된다.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
12 | 원정 클럽 응원 관중 좌석수 최소 5%
홈경기를 치르는 클럽은 원정 클럽 응원 관중을 위해 경기장 전체 좌석의 최소 5%를 배분해야 된다. 2만 석 정도인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같은 경우는 원정석을 최소 1,000석은 확보해줘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비상원정대 뜨면 5프로로 부족할텐데!!!!!?
13 | 출정정지 혹은 퇴장당한 지도자 전자장비 사용하여 지시 금지
경기 중 퇴장을 당하거나 징계를 받아 출장정지 제재 중인 지도자에 대해서 그라운드 밖에서 전자장비를 이용하여 벤치에 지시를 내리는 행위가 금지된다. 지도자의 퇴장은 곧 팀의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는 것이다. 지도자도 심판들의 판정에 대해서 극도로 흥분하는 것을 자제해야 되겠지만, 이 규정이 심판의 공정성 없는 권위의식만 높이는 결과를 낳지 않기를 바란다.
14 | 선수단 벤치 지붕 필수 아냐
선수단 벤치에 지붕을 필수로 갖추는 규정을 삭제했다. 이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지붕으로 인한 관중석 사석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관중들은 선수들을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생겼다. 반면에 원정 경기를 온 선수들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야유를 들을 수도 있겠다.
15 | K리그 주니어 리그 변화
자율적으로 각 구단에서 참가했던 K리그 주니어 저학년 리그(U14, U17)가 전기리그는 전 구단 참가를 의무화하고, 후기리그는 자율적 참가로 변경된다. 유스는 그 팀의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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